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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마흔에는 홀가분해지고 싶다 제3장 - 오카다 이쿠

by 쥬블로그 2023.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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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일상이 홀가분해지는 비결

15. 티끌 모아 태산을 이룬다 한들 125p

'돈은 주조된 자유다'

 

'내 주머니의 푼돈은 남의 주머니에 있는 거금보다 낫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

 

이 두 명언을 강인하게 조합하면 '변변치 못하게 생활하는 우리가 수중의 돈으로 살 수 있는 유일한 것, 인간 한 사람 몫의 자유'라는 사상이 뚜렷이 나타난다.

 

여기서 말하는 자유를 시간으로 바꿔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물론 이 시간은 속세의 이것저것을 정리하기 위해 소비되는 바쁜 시간이 아니다.

더욱 순수한 영혼의 휴식, 자기 자신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말한다.

 

일상이 홀가분해지는 비결

16. 지갑에서 불순물 덜어내기 130p

자신에게 득이 되는 형태로 포인트 카드를 사람들이 활용하는지 궁금하다.

구매할 때마다 쌓이는 포인트, 가게에서 한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할인 쿠폰, 언제나 5 퍼센트 할인만 되는 멤버십 카드, 유익한 정보가 가득한 전단지, 시크릿 할인 정보를 알리는 메일 매거진 등 참 편리하고 알차다.

알면 알수록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예전에 내 지갑도 그런 정보들로 가득했다.

포인트를 목적으로 가입한 여러 장의 신용카드가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

 

10년 전쯤 지갑 속을 마음먹고 '단샤리(불필요한 것을 끊고, 집착에서 벗어나는 삶의 방식)'했을 때 숭숭 비는 지갑의 흐물흐물한 감촉이 왠지 무서웠다.

그 이후로 나는 다른 사람들이 받는 다양한 카드 혜택을 모두 잃었다.

심사숙고하여 해지를 보류한 카드 발행처인 세카이도와 빅카메라 이외에는 어디를 가도 비싸게 쇼핑할 수밖에 없다.

그 차액은 평생에 이르면 터무니없는 금액일 것이다.

 

그렇지만 매일 들고 다니는 지갑이 산뜻하게 가벼워지는 쪽이 훨씬 낫다는 게 현재의 판단이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도 마찬가지다.

 

포인트 카드 단샤리에 성공하자 나는 내 돈으로 택시나 그린차(일본 철도의 특별 객차)를 타는 일에도 주저함이 없어졌다.

지하철이 더 싸다거나 자유석이 더 싸다거나 하는 건 중요하지 않다.

녹초가 된 나는 지금 돈을 내고 쾌적한 이동 시간을 구입한다.

거기에 정규 요금을 지불하는 것은 손해가 아니다.

인터넷으로 사전 예약이 가능한 조기 할인보다 비싸도 어쩔 수 없다.

 

할인 판매 기간 이외에 새로 나온 정장이나 신발을 살 때에도 전보다 더 자유로워졌다.

사실 반값으로 할인할 때 사면 원가보다 더 싸게 살 수 있지만 원하는 제품의 사이즈나 재고가 있을지 없을지 모르기 때문에 도박과 같다.

그러므로 아무리 갖고 싶어도 가격이 부담스러우면 얌전히 물러나고, 아슬아슬하지만 살 수 있는 정도면 망설이지 말고 바로 그 자리에서 사기를 실천한다.

 

17. 명품 가방을 들면 멋진 여자가 될까? 136p

2018년 봄, 한 남자가 가방으로 여자의 등급을 매김으로써 웹 사이트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삼십 대 여성은 30만 엔대에 해당하는 셀린느와 미우미우를, 이십 대 중반의 여서은 루이뷔통과 프라다를 거론하며 독자적으로 고급 명품 가방으로 여성들을 서열화했다.

그렇게 여자의 명품 가방에 따라 센스가 미묘히 다르다고 운운하면서 개인적인 견해를 늘어놓은 한 남성이 트위터를 뜨겁게 달구었다.

 

내가 이 사건을 재차 주목하는 이유는 일본의 고도 경제 성장기에 시곗바늘이 멈춘 고령자가 한 말이 아니라 삼십 대 초반의 독신 남성이 내뱉은 발언이기 때문이다.

소지품의 총액으로 사람의 값을 매기는 사상은 분명 20세기에 사라진 줄 알았다.

 

트위터에 해시태그를 붙여 '여자의 가치를 결정하는 가방'을 검색해 보았으면 한다.

금붕어 가방, 공작새 소형 가방, 공중전화 배낭, 칠면조 통구이 파우치에 절인 연어 바디 백 등 장난기가 가득하고 사람들이 직접 만든 기능적이고 개성적인 가방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개념 없는 남성의 발언에 여성들이 내민 대답이다.

'내 가치를 결정하는 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이 가방뿐이다'라고 말이다.

모두 같은 생각이구나 싶어 왠지 알 수 없는 용기가 솟아난다.

 

절약강

 

18. 돈에 대한 불안으로부터 멀어지는 법 141p

"오카다 씨, 돈에 대해서 지금껏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 없죠?"라는 말을 들었다.

당시 이십 대 중반의 신입 사원으로 샐러리맨 생활에 겨우 적응하던 참이었다.

 

그 사람의 직업은 자산 관리사다.

나는 돈 전문가에게 도장을 확실히 찍고 난 이후부터 더 이상 돈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다.

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돈 전문가에게 단순하게 돈을 자동화, 효율화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배웠다.

이를테면 월급날에 은행 계좌에서 이체되는 정립 정기 예금액을 두 배로 올렸다.

집세, 관리비, 학자금 대출이 모두 같은 계좌에서 자동이체로 나가기 때문에 매월 미미한 돈만 손에 남는다.

그마저도 월급날이 되면 다 찾아 쓴다.

나는 생활비나 유흥비가 부족하다고 바로 에이티엠 기계로 달려가 현금을 찾아서 쓰지 말라고 배웠다.

그래서 평소에 들고 다니는 지갑에, 집에 정해진 자리에 현금을 채워 두고 항상 잔액을 확인한다.

이렇게 생활하는 편이 낭비를 제어하기 쉽다.

 

자산 관리사에게 배운 대로 경비 전용 신용 카드와 은행 계좌를 구분해서 개설했더니, 정신없던 예금 통장이 굉장히 산뜻해졌다.

잦은 출장으로 인해 청구할 영수증이 많은 달에도 제대로 정산받기만 하면 경비 계좌가 텅 비는 일이 점차 줄어들었다.

동시에 개인 계좌도 잔잔한 호수처럼 평온해졌다.

 

오늘 회사가 망해도 내일 당장 굶어 죽지만 않으면 복권을 사기보다 예상하지 못한 일이 발생하더라도 당분간 죽지 않을 정도로 생활할 돈만 따로 저축해 두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돈을 생각하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려 한다.

방법은 다양하다.

가장 단순하고 명쾌한 방법은 소비보다 빠른 속도로 돈을 버는 것이다.

 

나는 특별한 절약을 그만두는 일에서 할인 쿠폰과 포인트 카드 이용을 해지하고, 생각나면 갑자기 쓰던 가계부를 버리면서까지 모든 것으로부터 홀가분해지고자 노력했다.

 

나를 둘러싼 돈의 흐름, 그 규칙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절감되는 비용이 꽤 컸다.

여기서 말하는 비용은 돈뿐만이 아니다.

 

돈을 대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발상의 전환만으로도 인생에서 생각지도 못한 낭비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내가 통장을 두 개로 나누어 쓰기 시작한 것처럼 말이다.

 

19. 커피 한 잔 정도는 홀가분하게 147p

마흔 언저리의 나는 대개 문제를 돈으로 해결할 때가 많다.

어린 시절에 나는 인색할수록, 욕망을 참을수록 저금통에 돈이 쌓이고 그만큼 풍족해질 거라 믿었다.

절약에 대한 강박관념을 버려야 인생의 총비용이 절감된다는 사실을 깨달은 건 아주 최근의 일이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과 '돈은 자고로 모으는 게 아니라 쓰면서 불리는 것이다'라는 말을 이제야 이해가 된다.

이를테면 2,000엔짜리 옷 열 벌을 사서 입고 금방 버리기보다 2만 엔을 내고 마음에 드는 옷 한 벌을 사는 것이다.

세탁기에 돌리면 금방 너덜너덜해지는 패스트 패션을 피하고, 여기저기 헌 옷 가게에서 우연히 발견할지도 모르는 싼 옷을 찾기 위해 노력하지 않고, 마음에 드는 옷을 발견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사는 것이다.

미리 구입할 수량을 엄선해 두었기 때문에 코디하기 어려운 아이템은 무모히, 섣불리 도전하지 않게 되고 할인 기간에 낭비를 방지할 수 있게 된다.

 

옷차림으로 타인을 판단하는 경우가 많더라도 생각보다 사람들은 타인이 입는 옷에 별로 관심이 없다.

십 대, 이십 대 시절에는 최신 유행을 절대 기준으로 삼고 따르지만 어른이 되면 '어울린다'는 칭찬 한마디로 모든 게 결정된다.

내가 잘 입을 수 있는 브랜드만 받아들이고 어울리지 않으면 '이번 시즌은 패스'라고 미련 없이 떠나보낼 수 있다.

오히려 10년 넘게 돌려 입은 몇 가지 패턴의 비슷한 실루엣의 옷들이 입으면 입을수록 잘 어울린다고 칭찬받는다.

 

미니멀 라이프, 관리 비용 삭감, 중량 초과로 인한 각종 추가 요금 면제 등 홀가분해지기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면, 이 부분은 아껴야 할 지출이 아니라고 본다.

 

그러한 연유로 서서히 장서를 줄이고 장르, 타이틀 순으로 정연하게 정리한 과시용 책장도 철거해 버렸다.

도저히 버릴 수 없는 소중한 물건은 상자에 담아 옷장 구석에 수납하고 있다.

시간이 넉넉할 때는 추억이 꽉 닫힌 보물 상자를 열 듯 꺼내 보는데 그 재미가 쏠쏠하다.

 

"매일 아침 직장 근처의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사는 사람들이 있죠. 티끌도 쌓이면 매월 1만 엔 가까이 되는데, 식비를 절약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낭비일 테니 즉각 그만두어야 하겠죠. 그러나 작은 사치가 돈 벌 의욕으로 이어진다거나 바쁜 아침에 거피 한잔으로 공부하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면, 어쩌면 단돈 몇백 엔으로 미래를 샀다고 말할 수 있겠죠."

 

자산 관리사에게 들은 비유담으로, 이는 내가 평생 잊을 수 없는 말 중에 하나다.

지출을 아끼는 데만 급급하면 돈보다 중요한 것을 잃을 위험성이 있다.

또 누군가에게는 낭비로 치부되는 돈이 누군가의 미래에는 없으면 안 되는 중요한 경비가 될지도 모른다.

 

정신없이 바쁜 도시 노동자에게 자급자족은 그야말로 최고급 사치품이다.

'집에서 마시는 것이 싸게 먹힌다'는 발상은 돈보다 시간을 중시하는 사람의 가치를 완전히 배제한 생각이다.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커피를 내려 마실 수 없다면 돈 주고 사 먹으면 된다.

커피값은 계속 인상되지만 요즘 편의점에서 파는 100엔짜리 커피도 맛이 꽤 괜찮다.

 

돈을 사용해 시간을 산다.

수고를 줄이고 고민을 푼다.

즉, 돈으로 얻은 자유가 원기를 보양하고 나아가 돈까지 창출한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생활을 꾸려 나간다면 자신의 소비가 떳떳하지 않다고 고민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 대신 매일 어느 정도의 돈으로 지금보다 풍족하게 살아갈 방법은 없을까, 이것저것 또 생각한다.

 

20. 돈을 아끼지 않을 줄 안다는 것 154p

지인 중에 나를 '돈 쓰는 여자'라고 생각하는 남자가 있다.

나와 그는 함께 식사를 하거나 따로 만난 적은 없다.

친구의 친구라는 관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어울리는 사이다.

 

내가 모임에 약간 멋을 내고 가면 "또 남자 기 죽이는 비싸 보이는 옷 입고 왔네!"라고 말하며 웃는다.

또 내가 인스타그램에 맛있는 음식 사진을 올리면 '항상 좋은 가게에서 좋은 거 먹네!'라고 댓글을 남긴다.

따지고 보면 사실 그에게 악의는 없다.

 

하지만 정말로 나는 잡지에 나오는 고급 명품에 관심이 없다.

오늘 내가 입은 옷도 상의는 헌 옷에 하의는 유니클로, 배낭도 기능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서 산 것이다.

그리고 평소에 먹는 음식은 모습이 변변치 않아서 올리지 않다가 가끔 맛있게 먹으러 갈 때 찍은 사진만 몇 장 올릴 뿐이다.

내가 이렇게 구차하게 변론해도 그는 일관된 태도로 "요점은 한 가지잖아. 모두 어중간한 브랜드보다 비싸잖아", "이곳저곳 여행하는 순간부터 이미 우리 서민과 다른 거야"라고 말하며 나를 전혀 상대해 주지 않는다.

 

그가 일부러 더러워진 구두를 신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도, 타인의 씀씀이를 과도하게 비난하는 것도 어쩌면 자기 방어적 태도일지 모른다.

그래도 내 지출은 내가 알아서 관리하니까 그 같은 경계심을 그렇게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으면 좋겠다.

 

확실히 나는 어느 때를 계기로 돈을 아끼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그건 수입이 배로 증가해서도,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아서도 아니다.

8년 전부터 뮤지컬 감상에 빠졌다.

일본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시절에 틈만 나면 같은 연극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 보았다.

이는 내 생활의 중심이었다.

 

뮤지컬 관람에 푹 빠진 순간부터 티켓비 효과 때문에 초반에 뚝 떨어졌던 저축이 어쩐지 조금 불어난 듯했다.

축이 되는 지출이 생기자 이를 강하게 의식하면서 나를 둘러싼 돈의 흐름에 민감해졌고, 자연히 다른 분야에서 낭비가 줄었다.

먹으면서 빼는 다이어트 효과와 같은 이치라고 볼 수 있겠다.

 

반대로 돈에는 적당히 둔감해졌다.

급할 때는 택시를 탄다.

몸이 안 좋으면 재빨리 의사에게 진료를 받으러 병원에 간다.

완전히 닳아 떨어지기 전에 신발 밑창을 간다.

즉, 사소한 일상의 편리를 위해 돈을 이전처럼 아끼지 않는다.

 

승진해서 급여가 오르고 복권에 당첨되고 주식으로 돈을 크게 벌어도, 계속 돈이 부족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돈이 안 드는 생활을 무엇보다도 중시하는 그 건실한 부자 남자처럼 말이다.

 

나에게 절대 기준이 있듯이 그에게도 그 같은 척도가 있을까?

사회 안에서 상대적으로 주고받는 금품의 가치와는 별개로 자신만의 판단 기준이 있을 것이다.

그것은 인생이라는 순풍에 다는 돛 같고, 유비무환으로 넘어질 때를 대비해 꽂아두는 지팡이 같고, 혹은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만의 행복 가치를 재는 저울의 저울추 같다.

기준만 제대로 있으면 어른은 돈을 잘 꾸려 나갈 수 있다.

 

 

마흔에는 홀가분해지고 싶다 제4장 - 오카다 이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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