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야산은 성라산이에요.
한 겨울에는 너무 추워서 가지 못하고 새싹이 올라오기 시작할 때 부터 늦가을 까지 가고,
한 여름에는 벌레가 많아 무서워서 못가요.
원당역에서 행신 방향으로 몇 분 정도 걸어가다 보면 육교가 보이고 올라가는 길이 있어요.
사진에 보이는 검은 바닥은 자갈로 되어 있어서 맨 발로 밟으면 지압도 돼요.
앞에 다리로 올라가는 계단과 흙길이 있는데 저와 강아지는 폭신폭신 흙길을 더 좋아해요.
육교를 건너서 산 입구에요.
오늘은 장미동굴 보려고 오른쪽 길로 내려갔어요.
정자에 중년의 연인들이 앉아 쉬고 있어요.
요즘에는 중년에도 혼자인 분들이 많으니 다정해 보인다고 모두 불륜이라 생각지는 말아 주세요.
드라마가 온통 불륜을 다루다 보니 더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 같기도 해요.
공원으로 내려가는 길인데 그냥 길 조차도 너무 예쁘네요.
공원에 들어섰는데 이런...
아직 장미꽃이 피지 않았아요. 활짝 핀 장미는 몇 송이 뿐.
다음 주에 또 와야겠어요.
그래도 연초록의 풀과 나무들이 있는 곳에서 좋은 공기 마시고 안구정화도 하고 가는 걸로도 충분하죠.
잠시 앉아있다가 공원 한 바퀴 돌았어요.
그냥 잡초지만 망초 줄기도 아주 예뻐요.
좀 더 지나면 계란같은 하얗고 노란 망초꽃이 피겠지요.
철쭉은 모두 지고 새순이 올라왔고, 머지않아 무궁화도 꽃을 피우겠죠?
공원 주변과 산자락 여기저기에 순백색의 딸기꽃이 잔뜩 피었어요.
그 만큼 땡벌도 엄청 날아 다니고 있어요.
저는 벌에 쏘이면 엄청 고생하는 체질이라 빨리 피해가야 되지만, 사진과 잠깐의 영사이라도 찍고 지나갔어요.
공원을 지나 언덕을 넘어 내려가면 배드민턴장과 약수터, 놀이터가 있어요.
놀이터 옆 정원도 아주 예뻐요.
이 곳은 클로버 꽃이 한창 피는 중이에요.
클로버 꽃도 예뻐요.
어릴 적에는 이 꽃을 시계꽃이라고 했었어요.
꽃 두 줄기를 뽑아서 팔찌처럼 만들 수가 있어서 시계꽃이라고 했던 것 같아요.
왜 팔찌꽃이라고 하지 않았을까?
어릴 적에 만들었던 시계꽃 팔찌를 만들어서 강아지 목에 걸어 줬어요.
우리 아기 얼굴에서 점점 슬픈 표정이 보여요.
이럴 때 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요.
아픈 노견과 사는 건 일 분 일 초가 더욱 소중해요.
집으로 가기 위해 원당역 쪽으로 내려가는 길 옆에 핑크 찔레꽃이 예뻐요.
오랜만에 보는 핑크찔레꽃이에요.
핑크찔레 맞은편에는 원추리 군락이 있네요.
한 두 달 정도 있으면 원추리 꽃이 만개하겠어요.
베드민턴장 옆 담장에는 아이리스가 피었구요.
아이리스는 개화기간이 너무 짧아서 아쉬워요.
요즘에는 어딜 가나 꽃잔치에 연초록의 나뭇잎과 풀들을 보면서 안구정화하기 딱 좋은 계절이에요.
4월부터 9월까지가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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