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단순하게, 자유롭게, 유연하게 살아야 한다.
(1) 추억의 물건을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 15p
지난 여름, 집중호우로 반지하의 차고와 욕실과 세면실이 침수됐다.
차고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던 짐들이 물 위에 둥둥 떠다녔다.
모든 게 쓰레기가 되고 말았다.
남편이 수리를 맡길 수도 있다며 컴퓨터와 프린터를 버리지 않고 종이상자에 처박아 놓았는데, 상자가 물을 빨아들여 흐물흐물해졌다.
옷상자도 두 개 있었는데, 돌아가신 엄마가 배운 샹송 악보와 가곡집, 딸이 초등학교 때 그린 그림이 들어 있었다.
추억과 함께 소중히 아낀 물건들이 흙탕물로 뒤덮인 잔해가 되고 말았다.
무릎 높이까지 물에 잠겨 쓰레기가 된 물건을 봉투에 넣으며,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물건을 얼마나 모아놨는지 뼈저리게 느꼈다.
또한 칠십 리터짜리 쓰레기봉투 이십여 개의 물건이 없어져도 전혀 곤란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필요해서 부득이하게 구입한 물건은 제습기뿐이었다.
필요한가, 필요하지 않은가?
정리할 때 판단 기준은 이게 전부다.
그렇지만 추억이 가득 담긴 물건, 사진, 선물은 좀처럼 버릴 수 없다.
아이나 부모의 추억 어린 물건도 그리움과 사랑스러움이 솟아나 버릴 결심을 무디게 한다.
하지만 순식간에 쓰레기가 되고 말았다.
우리는 형태가 있는 물건을 소중히 하고 또 남기려고 한다.
그러나 계속 보관했다고 해도 결국은 누군가가 처분해야 한다.
내가 죽은 후에는? 그때 누군가가 마음을 담아 정리해 줄까?
아무리 추억 어린 물건이라도, 쓸데없이 오래 보관하면 남은 가족을 번거롭게 할 뿐이다.
추억 어린 물건은 마음을 담아 처분하는 게 좋다.
집착을 떨쳐 내는 법
이제까지 살아온 길에는 여러 경험과 추억이 새겨져 있다.
더불어 집안에는 자질구레한 물건이 남아 있다.
사진, 편지, 선물, 기념품, 작품 등등.
가치를 따질 수 없을 만큼 소중하게 여겼던 물건들.
지금의 내게도 소중할까?
옛 물건을 모두 버리는 건 아니다.
곁에 두고 싶은 물건은 추억 상자에 담는다.
처분할 물건을 찍은 사진을 넣는 방법도 좋을 수 있다.
추억 상자에 들어가는 만큼의 물건만 넣는게 중요하다.
추억 상자가 여러 개 되면 또 짐이 되고 만다는 걸 주의하자.
추억 어린 물건이 현재 나의 밑거름이 되고 있는가?
추억이라는 틀에 얽매여 있지 않은가?
내가 죽은 후에 남겨질 추억의 물건들이 갈 곳을 생각해야, 비로소 인생 후반이 시작된다.
(2) 의무로 느껴지는 일은 하지 않는 용기 20p
백화점 지하 식료품 매장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요릿집의 반찬을 샀다.
계산을 기다리며 유리진열장을 바라보는데, 문득 '좀 더 나이가 들면 날마다 사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이 먹지 않으니 기껏해야 두 종류, 거기에 밥과 된장국, 대대로 내려오는 요릿집의 반찬을 날마다 먹는다고 하면 사치스럽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재료를 사서 하는 요리와 그다지 차이가 없을 듯하다.
가족이 있거나 혼자 살았다고 해도, 생활하는데 청소, 빨래, 요리 등 집안일은 빠뜨릴 수 없다.
최근에는 '~해야 해'가 조금 부담스러워졌다.
집안일을 편하게 하는 의미에서 물건 처분을 추천한다.
정돈하고 걸레로 닦거나 청소기를 돌리기 쉬운 공간을 만든다.
물건 줄이기는 점점 귀찮아지는 집안일을 쉽게 만드는 효과도 있다.
형식보다 중요한 건 마음
집안일이라고 하면, 일단 요리다.
음식을 만들고 싶지 않으면 밖에서 사 먹자, 만들고 싶으면 만들자, 그렇게 내게 허락했더니 편해졌다.
청소도 최대한 편하고자 했다.
대청소할 때면 환기팬이나 주방, 화장실 등은 전문가에게 맡긴다.
시간과 체력을 돈으로 사는 것이다.
집안일도 즐기는 게 중요하다.
생활 속에서, 라이프 스타일 속에서, 진심으로 바라서 하는 일이 얼마나 될까?
최근에는 허례허식을 폐지하는 기업이 늘어난다고 한다.
계절 인사가 의무. 관례처럼 느껴진다면 그만두는 것도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
정말로 마음을 담을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한다.
시간과 노력, 그리고 돈은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사용한다는 중심을 세우고 지킨다.
우리의 시간에는 한계가 있으니 지금까지 가족을 위해, 회사를 위해, 주위 사람들을 위해 바쳤던 마음을 스스로에게 쏟아도 좋을 것이다.
(3) 지적으로 먹는 게 관건이다 25p
'먹는 건 필요하지만, 지적으로 먹는 게 관건이다.'
'지적으로 먹는다'란 어떤 뜻일까?
'식사'와 마주해 보면 새로운 발견이 있을 듯하다.
또 잘 생각해서 먹는 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일 뿐만 아니라 생활을 정비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
무엇을 위한 식사인가?
배를 채우기만 하면 된다는 게 아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은 만큼 먹기만 하면 된다는 것도 아니다.
최근에 입맛이 있다 없다 해서, 무엇을 먹고 싶은지 생각할 때 몸이 요구하는 걸 듣게 되었다.
몸이 좋아하고 생명에 활기를 주는 걸 즐겨 먹는다.
몸, 욕망과 타협하며 앞으로의 식생활을 생각한다.
이것이 '지적으로 먹는 것'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케이시 식사법을 추천합니다
식재료의 특징을 알고 몸에 맞는지, 건강을 해치지는 않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건 중요하다.
음식 궁합, 먹는 타이밍에도 주의해야 할 포인트가 있다.
몸과 대화한다.
나를 소중히 하며 소통한다.
나는 수많은 식사법 중에서 홀리스틱 의학(신체와 정신을 종합적으로 치유하는 의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애드거 케이시의 식사법을 도입했다.
케이시 요법의 기본적인 주장은 피를 맑게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병은 나쁜 피가 원인이라고 한다.
피의 상태가 나빠지면 독소가 배출되지 못하고 정체되는데, 몸 상태를 악화시키는 주원인이다.
몸에 좋으니까 먹는다고 하지만 왜 좋은지, 체질에 맞는지, 어떻게 하면 맛있어지는지 생각한다.
생명을 유지하는 몸을 창조하는 것이다.
'지적으로 먹는 게 관건이다' ㅡ 이 말의 진수에 조금이라도 다가가도록 인생 후반의 먹는 방법을 바꿔보면 어떨까?
(4) 사는 장소와 사는 방식을 바꿔보자 29p
'거처 옮기기'는 꽤 큰 결심이 필요하다.
옷을 갈아입는 정도의 가벼운 마음으로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내 경우에는 현 거주지에서 삼십 년째 살고 있어 좀처럼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렇지만 앞으로의 나에게 어떤 주거 환경이 편안할까 생각하면 검토할 여지는 확실히 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은 반지하가 있는 이 층 주택이다.
반지하에서 이 층까지 올라가려면 계단을 두 번 거쳐야 한다.
앞으로 이 계단문제가 심각해질까, 아니면 운동의 일환으로 생각할 수 있을까?
또 단독주택은 유지 관리 및 보수가 필요하다.
아파트처럼 열쇠 하나로 드나들 수 있는 단조로운 주거 환경이 좋지 않을까?
심플하게 살려면 도전 정신이 필요한 것 같다.
경제적인 문제도 있다.
임대해서 산다고 하면 이사는 쉽다.
최근에는 나무가 많은 장소를 찾아 시외에 집을 사기보다, 조금 좁더라도 도시라고 부를 수 있는 편리한 곳의 아파트를 찾는 시니어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지하철역과 가깝고 교통편이 좋은 장소, 병원에도 가기 쉽고 활동하기 좋은 지역 말이다.
좋은 편의성은 몸의 부담을 줄인다.
편안하고 여유로운 인생후반
정신을 차려 보니 인생의 반환점이 꺾이려고 한다.
그대로 인생 후반을 계속 걸어가 모르는 걸 깨달았을 때는 상당히 멀리까지 오고 말았다고 당황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
사는 장소를 바꾸는 게 어렵다면, 사는 방식을 바꿔보는 건 어떨까.
때때로 다른 장소에서 지내 보는 것도 멋지다.
어느 곳에서 어떤 집을 살게 되든, 중요한 건 내가 있는 장소를 낙원으로 삼는 것이다.
쓰기에 불편한 부분이 있으면 리폼한다.
물건을 정리해 심플한 공간을 만든다.
마음이 편안해지고 긴장이 풀리며 활력이 솟아나도록 말이다.
사는 방식을 바꾸는 사소한 방법이다.
옷을 갈아입듯 사는 장소를 바꾸는 건 꽤 어려운 일이지만, 사는 방식을 바꾸는 건 아이디어를 짜내기에 달렸다.
인생 후반을 향해, 어떻게 되고 싶고 무엇이 가장 기분 좋은지를 기본으로 삼아 신중하게 생각해 보자.
(5) 지금 나와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을 고른다 34p
요즘에는 옷장 정리에 여념이 없다.
처분해야 할 물건은, 정확히 말하자면 어울리지 않게 된 옷이다.
좋아하는 옷, 싫어하는 옷, 새 옷, 헌 옷이 아니라 지금의 내게 어울리는지가 판단의 기준이다.
젊었을 때와 똑같은 체형을 유지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물론 의식이 높아 미용과 건강에 신경 쓰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몸무게와 사이즈뿐만 아니라 '무언가'가 달라지기 마련이다.
나이는 물론 라이프 스타일이 변하면 입는 옷도 달라진다.
선호하는 색과 어울리는 색도 달라진다.
한탄해 봐도 소용없다.
현재 살아 있는 내가 멋지게 보이는 옷, 내게 편한 옷을 입는다.
그렇다고 결코 패션에 소극적이 되는 건 아니다.
'결점은 매력 중 하나인데 숨기려고만 한다. 결점은 잘 다루면 된다. 이것만 성공하면 뭐든지 할 수 있다.'
코코 샤넬의 말이다.
풍만한 체형을 선호한 시대에 샤넬은, 마른 체형을 돋보이게 하는 옷을 입고 머리카락을 잘라 당시의 '아름다운 여성'과는 정반대되는 스타일을 제안했다.
동경심을 불러 일으켜 여성들은 몸을 조이는 코르셋에서 해방되었다.
키가 작다, 뚱뚱하다 등의 결점을 보완하고자 기장이 긴 옷을 고르거나 품이 넉넉한 옷을 고르지 않는가?
옷은 결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입는 게 아니다.
나를 멋지게 보이기 위해, 옷을 입어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 입는 것이다.
샤넬의 말처럼 결점을 매력의 하나로 삼겠다고 생각하면, 고르는 옷이 저절로 달라질 것이다.
늘 불필요한 걸 없애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늘 제거해야 한다. 덧붙이기는 절대로 안 된다.'
코코샤넬의 말이다.
나이가 들수록 심플한 옷차림이 멋있다.
필요한 것만 남기고 나머지는 버리자
액세서리를 지나치게 달면 촌스러워진다.
리본, 프릴도 나에게 어울리는지 잘 확인하자.
프린트, 무늬, 특히 나이 든 여성의 애니멀 프린트도 반드시 잘 살펴봐야 한다.
시크하게 입었는가?
잘 어울리는가?
무늬가 들어간 옷이나 액세서리도 원 포인트 느낌으로 활용한다.
좋은 걸 하나만 착용하는 것도 멋지다.
옷장 안에는 지금의 나에게 어울리는 옷만 남겨 놓자.
나에게 잘 어울리는지 판단하려면 직접 입고 전신 거울 앞에서 확인하는 방법이 가장 좋다.
하지만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정리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니 망설여질 때의 최후 수단으로 사용하자.
살이 빠진 후 입을 생각으로 남겨 놓지 않는다.
언젠가 입겠지 싶은 옷도 버린다.
똑같은 디자인의 옷은 한 벌만 남긴다.
판단 기준을 명확히 해 정리하면 지금 입는 옷만 남는다.
꽉 찼던 옷장에 여유가 생긴다.
덕분에 생긴 쾌적함은 마음속에서도 여백을 만든다.
상쾌한 바람이 느껴질 것이다.
상쾌함이야말로 나이 든 지금 느껴야 할 감각이다.
액세서리 종류도 늘어나기만 한다.
가치가 높든 말든 사용하지 않는 건 처분하고, 나에게 가치 있는 액세서리만 골라서 남겨 놓자.
수량을 줄이면 착용하는 액세서리도 엄선할 수 있다.
신발도 정리하자.
불편해지고 오래된 신발은 처분하자.
고쳐서라도 신고 싶은 신발은 고치자.
잘 닦아 다시 깨끗해지는 신발은 닦자.
신발장 안에도 빈 공간을 만든다.
대부분의 신발이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6) 얽매이지 말고 마음껏 나를 표현하자 38p
검은색을 선호하는데, 최근에는 밝은색 계열의 옷을 입고 싶어졌다.
하지만 시크해야 한다는 걸 잊으면 안 된다.
시크ㅡ'고급스럽고 세련됐다', 나이가 든다는 건 정말로 이런게 아닐까 싶다.
경제적인 건 상관없다.
마인드와 센스가 중요하다.
또한 시크한 걸 즐기는 게, 충분히 나이 든 여성들의 미래를 풍요롭게 하는 키워드가 아닐까 생각한다.
물건을 많이 들이지 않고 좋아하는 물건, 품질 좋은 물건과 함께 무리 없이 즐겁게 실천하는 게 패션이다.
색은 심리에 영향을 준다.
밝은 색을 입으면 설레고 어두운 색을 입으면 차분해진다.
색과 디자인으로 기분을 끌어올린다.
기운이 나지 않을 때, 조금 더 힘내고 싶을 때, 의식적으로 색채 어린 색의 옷을 입는다.
늘 긍정적인 마음으로 지내기 위한 비결이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되찾아본다
백발을 염색하지 않은 회색 머리의 여성이 늘어난다.
'염색한 머리색에 맞추는 동안 원래의 내 모습에서 멀어졌다.'
과감하게 염색을 그만둬 보니, 있는 그대로의 나를 되찾을 수 있었고 마음도 가벼워졌다고 한다.
분홍색 등 밝은 색이 잘 어울리게 되어, 생기발랄하고 화려해 보이게 되었다고도 한다.
확실히 회색 머리는 얼굴 주변을 밝게 하고 피부도 아름다워 보이게 한다.
인생의 전환점을 지나 완만한 커브 구간이 보일 때, 물건을 처분하고 집착을 버리는 것과 거울 속 나에게 두근거림을 느끼는 게 모순된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필요 없는 물건은 최대한 처분해서 홀가분해지자.
살아 있는 인간으로서, 있는 모습 그대로의 기분 좋은 나로 지내기 위한 일을 해야 한다.
또 활기차게 지내기 위해 옷으로 기분을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다.
고급스러운 옷이나 넘치도록 많은 옷도 필요 없다.
공들인 디자인의 옷도 필요 없다.
옷장 속에는 지금의 나에게 어울리는 옷만 있으면 된다.
강렬한 색조가 적으면 한 벌이라도 꼭 더해 보자.
(7) 부정적인 억측과 말버릇 버리기 44p
'이젠 나이가 들어서.'라는 말을 한 적이 있지 않은가?
그 뒤에는 무슨 말이 올까?
"이젠 나이가 들어서 못해.'
'이젠 나이가 들어서 이전과는 다른 일을 하고 싶어.'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길은 둘로 나뉜다.
지금의 나를 '내 생에 가장 늙은 나'로 생각할 것인가, '남은 생에 가장 젊은 나'로 생각할 것인가.
전적으로 나에게 달렸다.
인생의 가장 끝에 있는 '지금의 나'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나는 완전히 다른 존재가 된다.
가능성의 문을 열것인가, 닫을 것인가?
실제로 필요 없어진 물건을 처분하면, 물리적으로뿐만 아니라 마음도 가벼워진다.
마찬가지로 오랜 세월 무의식중 몸에 밴 억측,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버릇, 예를 들면 '이젠 나이가 들어서 못해' 등의 억측은 우리 마음을 구속한다.
'나이가 들어서'라는 말은 필요 없다
가장 먼저, 말버릇을 신경 쓰자.
억측, 부정적 생각은 말버릇에 나타난다, 자기도 모르게 하는 말, 별로 생각하지 않고 내뱉는 말은 없는가?
이를테면 '이제 나이가 들어서'라는 말은 인생의 가치를 '젊음', '아름다운 외모'에 둠을 나타낸다.
미래에 대한 포기가 밑바탕을 형성한다.
틀에서 벗어나면 안 된다는 의식의 밑바탕에는 틀에서 벗어나는 게 무섭다는 두려움이 존재한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다.
'혹시 안 되면 어쩌지?', '실패해 비난받으면 어쩌지?', '반드시 ~해야 한다'라고 생각할수록 괴로워진다.
앞으로의 인생을 홀가분하게 보내고 싶을 때, 불필요한 물건을 처분하려고 할 때 이런 말버릇은 족쇄가 될 뿐이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지금 당장 눈앞에 있는 걸 붙잡지 않으면 두 번 다시 손에 넣을 수 없는 게 있다.
움츠러들어 가만히 있으면 상황이 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일단 해 보자고 작정해 시작하면 모든 일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인생도 절반이 지나 앞으로 더욱더 자유롭고 행복해지고 싶다면, 지난 삶의 괴로움과 위화감을 의식해 언어로 바꿔 보자.
속박으로부터 자유로워져 되고 싶은 자신을 연상해 보자.
'이제 나이가 들어서'라는 말버릇은, 포기이자 변명인 동시에 '나이 따위 상관없다'라고 생각하고 싶은 속마음에 있는 말이다.
(8) 물건은 순간이지만, 체험은 두고두고 남는다 48p
사람은 풍족함을 추구한다.
형태가 있는 물건, 눈에 보이는 물건, 우리 세대 이후는 풍족이 표준인 시대를 살았다.
물건을 많이 소유하는 것, 고가의 물건을 소유하는 것이 사회적 지위가 되어 자존심을 만족시켰다.
물론 멋진 일이다.
행복한가가 매우 중요하다.
인생의 가치관을 바꾼다
지금은 대부분의 사람이 물건을 많이 소유한는 것만이 풍족함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정말로 좋아하는 물건을 손에 넣을 때까지의 '이야기'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물건을 얻은 후 무엇이 시작될까?
물건을 어떻게 활용할까?
예를 들면, 크게 성공해 쌓은 재산을 무엇을 위해 어떤 방식으로 쓸까 하는 것도 '이야기'다.
성공한 사람이 어떤 식으로 느끼고 어떤 마음으로 재산을 활용하려고 할까?
사회에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가?
사람이 감동하는 건 그 과정이며 결과다.
우리의 일상으로 시선을 돌려 보자.
여행이든 공부든 사회활동이든 도전이든 창조적인 일이든, 대부분이 체험이다.
가족과의 시간이든 혼자서 보내는 시간이든, 여유를 느끼는 일에 시간과 돈을 들인다.
투자가 형태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지만, 값을 매길 수 없는 소중한 감동으로 마음에 새겨지기 마련이다.
눈에 보이는 물건을 들고 다음 세계로 갈 수 없다.
반면 영혼에 새겨진 눈에 보이지 않는 체험과 감동은 가지고 갈 수 있다.
나이가 들고 어느 순간 손에 넣은 물건을 깨닫는다.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는 물건이든 '이것뿐이다'라고 생각하지 말고 경험한 일, 만난 사람, 체험의 풍족함에 감동해야 한다.
이제부터 풍족한 체험을 창조해 나가기 위해 인생의 가치관을 바꾸자.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방식에 따라, 지금까지 일어난 일을 여유로운 체험으로 바꿀 수 있다.
'인생에서 내 마음에 든 일은 돈이 들지 않은 일뿐이다.
결국 우리가 소유하는 가장 귀중한 자산은 돈이 아니라 시간이다.'
스티브 잡스가 한 말이다.
귀중한 자산인 시간을 어떤 감동으로 채워 나가야 할까?
한정된 시간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순수하게 감동할 수 있는 마음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반드시 찾아올 죽음을 앞둔 우리의 인생을 풍요롭게 한다.
(9) 유사시, 최선의 선택을 위해 해야 할 일 53p
무슨 일이 생겼을 때, 병에 걸렸을 때, 시한부 선고를 받았을 때, 뇌사 상태가 되었을 때가 언제 찾아올지 모른다.
나의 의사를 전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어떻게 하길 바라는지 가족에게 알려 두는 건 가족에 대한 최선의 배려다.
암에 걸렸을 때, 항암제 치료를 할 것인가?
고도 의료를 받을 것인가?
뇌사 상태가 되었을 때 연명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희망사항을 가족에게 말해 놓자.
나에게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인생을 어떻게 끝내고 싶은가?
나에게 묻는 것이다.
만약 내가 지금 갑자기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난다면...
가족은 슬픔보다 더 힘든 경험을 할지 모른다.
얼마 전에 간단한 수술을 받았다.
간단하다고 해도 혹시 모를 상황이라는 게 있다.
입원할 때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문제가 일어났을 때 해야만 할 일을 미리 써 놓으려고 했지만, 결국 하지 않은 채 입원했다.
갑자기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은, 내 또래라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에 오륙십 대 친구들 몇 명이 갑자기 죽었다.
남은 가족은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할 뿐 아니라, 재산 등의 처리 절차에서 힘든 일을 경험했다.
죽음을 준비하기 딱 좋은 시기
갑자기 세상을 떠난다는 것, 가족은 물론 본인도 예기치 않은 일이다.
또 남은 인생이라는 형태로 시간이 구분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나의 시간이 구분되었을 때 어떤 생각이 들까?
앞으로는 '좋아하는 일만 한다',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난다', '남은 사람이 곤란하지 않게 해 놓는다' 등 여러 가지를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죽을 준비를 다 마치고 세상을 떠난 친구가 있다.
처음 만났을 때 이미 항암제 치료를 여러 번 끝낸 상태였다.
마르고 연약해서 초여름인데도 긴소매 셔츠를 몇 겹이나 껴입었다.
마지막으로 병원에 문병을 갔을 때 그녀는 널찍한 1인실에서 지내고 있었다.
"리빙 월 보험에 가입해서 마지막은 사치 좀 부리고 싶었어."
그리고 상조회사 책자를 보며 종교가 없으니 꽃이 가득한 장례식으로 해 달라는 것, 수목장으로 해 달라는 것, 절차는 이미 마쳤다는 것 등을 말해 줬다.
그녀가 죽은 후 페이스북에 여동생의 글이 올라왔다.
무사히 장례식을 마치고 수목장으로 했다고.
그리고 그녀의 감사 편지를 올렸다.
'여러분과 만나서 밝게 떠날 수 있었습니다. 행복했습니다.'
세상 떠날 준비를 하는 사람의 심경을 헤아릴 수는 없다.
그래도 몸이 약해져 가는 가운데 최대한의 준비를 한 친구의 강인함에 나는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
젊었을 때와는 다르다.
물론 젊었을 때도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른다.
목숨이 붙어 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는 생각이 해마다 깊어진다.
위의 글은 요시모토 유미 작가님의 오십부터는 우아하게 살아야 한다의 일부이며, 책은 처분 후 시간이 지난 후에도 읽고 싶은 부문만 적은 것입니다.
글에 올리지 않은 부분도 도움되는 내용이 많으니 책을 구입해 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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