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나의 시간을 즐기며 살아야 한다.
(1) '역할'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질 때 63p
고대 인도 법전의 '4주기'라고 이름 붙인 사고방식을 아는가?
인생을 보내는 방법이다.
학생기(學生期, ~25세) : 살아가는 지혜를 터득하는 배움의 시기
가주기(家住期, 25~50세) : 가정을 꾸리고 일에 힘쓰는 시기
임주기(林住期, 50~75세) : 삶의 보람을 찾아 인간답게 사는 시기
유행기(遊行期, 75~100세) : 집을 버리고 죽을 장소를 찾아 유랑하고 기도하는 여생의 시기
가주기에 해당하는 스물다섯에서 오십의 나이는 한창 일할 때다.
이전까지의 이십 년과 앞으로의 이십 년이 완전히 다를 것을 자각했다.
이십 년 후에 건강하게 지낼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앞이 보이지 않는 이십 년이 시작되었다.
삶을 바꾸자고 생각했다.
임주기에 접어든 나는 여태껏 해 본 적 없는 목표에 도전하기로 했다.
기업에 근무하면, 보통 예순쯤은 정년퇴직을 맞이한다.
임주기 중반부터 대부분의 사람은 프리랜서가 된다.
일을 계속 하거나 계속하지 못하는 것과 상관없이 기업인으로서, 부모로서의 역할에서 벗어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임주기는, 역할에 자부심이 있었다고 해도 애쓴 역할에서 졸업한 걸 기뻐하며 나를 위해 최선을 선택하는 세대다.
그렇다고 해도 오랫동안 역할을 맡아 왔는데 뜬금없이 '자유롭게 지내세요!'라고 한들 '뭘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걸까?' 하며 불안을 느낀다.
모든 세대에게 말할 수 있는데, '살아 있는 것'을 실감하며 사는 건 인생의 질을 높여 준다.
'삶의 보람'이 있어야 마음이 약동한다.
또 인생 후반에는 '삶의 보람'이 더욱더 중요해진다.
사회인, 부모로서의 역할을 끝마친 우리에겐 여러 가지 물건을 처분할 때가 반드시 온다.
그때 상실이나 허무가 아니라 충실감을 느끼는 것에 인생을 정리하는 열쇠가 있다.
'인간은 하고 싶은 일과 의무가 일치했을 떄 삶의 보람을 가장 많이 느낀다.'
'어떤 사람이 삶의 보람을 가장 많이 느낄까? 생존 목표를 확실히 자각하고 살아 있는 필요를 확신하며 목표를 향해 온 힘을 다해 걸어가는 사람, 바꿔 말하면 사명감으로 사는 사람이 아닐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나의 최선
사회인으로 사는 것, 부모라는 역할, 부모의 간병 등은 의무라고 해도 좋다.
그것이 하고 싶은 일이라면 삶의 보람이 된다.
큰일이 아니라도 뭔가에 나를 유용하게 쓰는 것, 하고 싶은 일이나 즐기는 일을 하기 위해 최선을 선택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도 목숨을 사용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한층 더 멋진 일이다.
인생 후반의 새로운 역할은 살아 있는 기쁨과 함께 한다.
나의 즐거움을 위해서 살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든 역할이라는 틀에 들어가는게 아니라 역할이라는 틀 밖에서 지내야 한다.
'억지로 하는 느낌', '남에게 해 주는 느낌'에서 벗어나면 우리는 자유를 얻고 나를 행복하게 하는 새로운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2) 5년, 10년 후에 시작할 일을 준비한다 68p
얼마 전 내가 광고대행사에서 근무하던 시절에 신세를 졌던 분과 삼십 년 만에 연락이 닿았다.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져서 서로 아는 지인을 통해 연결한 것이었다.
그는 퇴직 후 사모님과 함께 집 근처에서 도예 교습소를 열고 개인전도 열고 있다고 했다.
취미로 도예를 한다는 소식은 들은적이 없었는데 오 년 후, 십 년 후의 라이프 스타일을 확립하고자 착실히 준비한 결과였다.
그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야말로 이상적인 '임주기'라고 느꼈다.
회사 일도 즐기고 개인적인 일도 즐긴다.
또 취미, 즉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자 실력을 갈고 닦는다.
남들에게 가르쳐 주고 개인전을 여는 수준이니 대단한 것이다.
정말로 인생을 즐기는 방법을 아는 사람의 삶을 봤다.
목표를 세우고 도움닫기를 하자
제2의 인생을 어떻게 보낼까?
가능하다면 사십 대가 끝남 무렵에는 이미지 메이킹을 해 놓는 게 좋을 것이다.
취미나 좋아하는 일이 즉시 업무로 이어질 수는 없다.
가볍게 전환해 나가려며면 오 년, 십 년 계획으로 중장기적인 생각을 해야 한다.
능력을 연마하는 건 물론 어떻게 실현하느냐를 연상하자.
언제까지 이것을 하겠다, 언제까지 이것만 하겠다는 등 계획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세우자.
남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한다는 건 시니어 세대의 의욕을 끌어 올리는 방법 중 하나다.
사람은 고맙다는 말을 들으면 쾌감 호르몬이 분비된다고 한다.
필요로 하는 누군가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의 일을 하는 것이 사는 기쁨으로 이어질 수 있다.
(3) 부부가 서로를 제대로 마주하는 것도 인생의 도전 72p
'역할을 재검토한다'라는, 새로운 인생의 전개를 좀 더 발전시켜 보자.
사람과의 관계에서 기분 좋은 거리를 유지하는 건, 자신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의 마음도 편안하게 한다.
남들과의 거리, 특히 가족과의 관계는 거듭된 세월에 따라 달라진다.
친밀한 만큼 어려운 관계인데, 과정에서 큰 배움을 얻을 수 있다.
'부부 관계는 한층 더 어렵다. 평생 연인으로서 사랑을 키우기보다, 둘도 없는 우정을 키워 가는 게 좋지 않을까?'
'둘도 없는'이라는 말에, 부부 둘이서만 만들어 낼 수 있는 세계가 있다.
또 임주기, 즉 오십 대에 들어서면 감정적인 사랑이 아니라 남편 또는 아내라는 명명을 뛰어넘은 우정으로 이어지면 멋지다는 뜻도 내포되어 있다.
생각을 조금 바꿔볼 필요가 있다.
남편이면 용서할 수 없는 일도 친구라면 용서할 수 있다.
아내라면 응원할 수 없는 일도 친구라면 응원할 수 있다.
남편이나 아내로서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배우자를 배려하고, 동지라는 이름의 인연으로 큰 어려움을 극복한다.
둘이라도 각각 자유로울 수 있다.
오랜 세월을 함께 살아온 부부가 남편의 정년을 계기로 이혼한다는 '황혼 이혼'이 한떄 화제였다.
남편의 입장에서 보면 청천벽력일 것이다.
퇴직금은 재산 분할, 위자료로 쓰일 테니 말이다.
이혼이라는 말을 꺼내는 아내의 시점에서 보면, 정년퇴직 후 남편이 집에만 있다니 참을 수 없다.
이 밖에도 가치관의 차이, 괴롭힘, 남편의 이성 문제, 간병 문제 등 이유는 여러 가지일 수 있다.
각자의 경제 사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재산 분할, 연금 분할 등 이혼 후의 생활에 쪼들리지 않는 방법도 있는 모양이다.
또한 최근 몇 년 동안 자주 들리는 게 '졸혼'이다.
남편의 역할과 아내의 역할, 서로의 의존 관계를 해소하고 자유롭게 생활한다.
아내 쪽이 졸혼이라는 말을 압도적으로 많이 꺼낸다고 하는데, 취미 등에 몰두하고 싶은 남편도 졸혼을 쉽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는 듯하다.
혼인 상태에 있으면서 서로에게 간섭하지 않고 각자의 인생을 산다.
서로에게 간섭하지 않는다는 건 어느 정도일까?
어느 한쪽이 병에 걸리면 어떻게 할까?
어려움에 빠졌을 때는?
이혼이 아니라 졸혼이면, 그 부분은 회색 지대다.
환갑을 앞 둔우리가, 부부로 지낼 수 있는 게 십 년인지, 이십 년인지 알 수 없다.
지금까지의 십 년, 이십 년과는 완전히 다른 무엇이 있을지 알 수 없는 미지의 시기로 들어가는 지금, 혼자라야만 자유로울 수 있는 게 아니라 둘이라도 자유로울 수 있다.
인생 후반, 남편 또는 파트너와 어떤 관계를 구축하느냐는 많은 여성에게 중요한 주제다.
남편, 아내라는 역할을 뛰어넘어 서로 이해하는 관계를 구축하는 과정이 있으면, 부부는 둘도 없는 좋은 친구로 함께 하며 서로 상대방의 선택을 존중할 수 있다.
인생을 함께 걸어가든 길을 나누든, 선택의 과정을 가볍게 보지 않는게 중요하지 않을까?
(4) 위험을 받아들이고 혼자서 결정하기 77p
자녀가 성장해서 뭔가 하고 싶어졌을 떄 전업주부였던 사람이 자력으로 돈을 벌겠다고 결심하면, 인생 후반의 가장 주요한 주제가 된다.
자유로워질 수 있는 돈을 갖고 싶고, 경제적으로 자립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다.
다시 한 번 도전하고 싶은 사람, 남편과 헤어질 준비와 자립을 목표로 하는 사람도 있는 듯하다.
어떤 친구는 몇 년 전에 양재 실력을 살려 작은 브랜드를 설립하곤 전시회를 열어 주문을 받아 판매하기 시작했다.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함이었다.
자율이란 자신이 직접 세운 규범. 생각에 따라 행동할 수 있다는 의미다.
스스로를 다스려서 길을 개척해 나갈 수 있다.
자신이 한 일에 마지막까지 책임을 진다.
자율의 중요한 중심이다.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자율과 스스로를 의지할 수 있도록 자립하는 것, 어떤 상황이든 어떤 환경이든 이 두가지가 진정한 '자유'를 가져온다.
자율이란 모든 걸 자신의 의사로만 결정하여 독선적으로 행하는 게 아니다.
다른 사람의 조언을 듣고 협력을 얻어 행동하는 것도 중요하다.
의존하는 게 아니라, 인간관계 속에서 의사결정을 하고 행동한다는 뜻이다.
그렇게 할 수 있어야 비로소 틀에 얽매이지 않고 정해진 길이 없는 가운데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다.
자율적으로 행동한다는 건, 실패했을 때 책임을 다른 데로 돌리지 않고 최선의 해결 방법을 찾아낼 힘을 갖는다는 뜻이다.
뜻에 따르지 않으면 불평불만을 제기하고 불합리한 상황에만 시선이 간다.
불만이나 푸념이 많은 사람은, 과연 자율적으로 행동하는지 자신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마음만은 자유로운 60대를 맞아야 한다.
'여성은 자립해야 해요. 남성이 자신을 행복하게 해 준다는 생각 따위 하지 말고요.' - 카메론 디아즈
이런 의식을 갖고 배우자와 함께 또는 혼자서 살 수 있다면 이상적이다.
'궁극의 도전은 독자적인 스타일과 매력의 확립이다.' - 마돈나
지금의 나를 알고 현재 나의 장점을 표현하는 것이야말로 도전이다.
자율이란 자신이 세운 규범과 생각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
인생 후반을 여유롭게 보내기 위해 이미 발을 들여 놓은 자율을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지금까지는 못한다고 굳게 믿었던 일에도 도전해 본다.
상대하기 거북한 사람과 억지로 어울리는 일을 그만둔다.
필요 없는 물건을 처분해서 홀가분해지겠다고 결심하면, 계속 물건을 처분한다.
나이가 들면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일이 늘어난다.
앞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질 것이다.
육체적으로 자립하는 건 어려워질 수 있지만, 나는 이렇게 하고 싶다던가 이렇게 해 주길 바란다는 뜻을 전해 놓는 게 중요하다.
(5) 마음과 감정을 잘 전달해야 하는 이유 82p
부부의 수만큼 다양한 부부 형태가 있거니와, 부부의 일은 부부만 알 수 있다.
오랜 결혼 생활 중에서 어떤 세월을 함께 보내왔는가, 어떤 식으로 어려움을 극복했는가.
황혼 이혼, 졸혼 등 오랫동안 함께 살아온 부부가 헤어지는 선택을 한다는 얘기가 많이 오고가는 가운데, 예를 들면 환갑을 계기 삼아 다시 한 번 삶을 돌아보면 어떨까 싶다.
남편의 정년을 기다렸다가 갑자기 이혼을 꺼내는 사례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과연 공정한지 생각해 보길 바란다.
가능하다면 그전에 대화하자.
마음을 남편에게 정확히 전하는 일에 도전하길 바란다.
헤어지든 백년해로하든, 대화는 대부분의 사람이 인식하는 이상으로 매우 중요한 일이다.
오롯한 마음과 감정을 전하는 건, 여성에게는 커다란 도전이다.
감정을 부딪히는 게 아니라 전하는 것이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이렇게 하면 싫다, 이렇게 해 달라, 이런 식이 되면 슬프다 등.
자신만의 세계를 갖고, 함께 지내는 시간도 즐긴다.
육십 대를 넘어 둘이서만 살아가는 부부도 많은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자녀가 자립하고 자신들도 어느 정도 나이를 먹었기 때문에, 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그런 시간을 소중히 하면 얼마나 좋을까?
젊었을 땐 몰랐던 것, 지금이니까 비로소 할 수 있는 말도 있다.
부부가 잘 지내는 요령 중 하나로, 각자의 세계를 갖는 걸 들 수 있다.
서로의 세계를 존중하는 게 중요하다.
목표나 지향하는 세계가 같은 것도 중요하다.
같은 방향을 바라 보는 것, 이것 참 멋지네, 하며 좋다고 말할 수 있는 게 많은 상대와 지내면 인생의 후반을 평온하고 즐겁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공통적인 체험을 쌓아야 한다.
여태껏 바빠서 시간을 내지 못했다면, 여유로운 시간의 흐름을 즐기는 것도 좋다.
식사하기, 미술관 가기, 음악회 가기, 영화관 가기, 와인 공부하기, 정원 가꾸기, 산책하기, 여행하기, 드라이브 하기.
똑같은 체험을 하면 자연스레 대화가 샘솟는다.
서로의 감성을 건드리며 서로를 보다 더 잘 알 수 있게 해 준다.
둘이서 즐기는 걸 조금 더 의식해서 행동하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점과 관계성이 생긴다.
서로의 노화를 지켜본다는 점에서도, 배우자와 함께하는 게 중요하다.
부부는 서로에게 거울과 같은 존재이므로, 상대방과 마주하는 게 곧 자신을 아는 계기가 된다.
서로의 노화를 지켜보면, 다정해질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한계가 있는 시간을 살고 있다.
하루를 무사히 보낸 것, '함께 걸어간다'는 감각을 느낄 수 있는 것의 고마움을 느낀다.
또 자신의 마음이 뒤틀렸을 때는 배우자를 소중히 하자고 생각한다.
소중한 사람을 소중히 한다면 맑은 흐름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나이를 먹어서 도달한 경지다.
상대방에 대한 불만 등은 피차일반이라는 걸 깨닫는다.
(6) 이제 그만 엄마에서 '졸업'하자 87p
부모와 자녀 관계만큼 어려운 게 없다.
부모는 자녀가 여러모로 신경 쓰이고 염려되어, 무의식중에 쓸데없는 말이나 행동으로 소원해지곤 한다.
성인이 되면 자신도 모르게 인생의 선배 같은 얼굴을 한다.
나도 여러모로 잘못한 점만 생각나는데, 스무 살이 될 때까지는 성장한 자녀의 행동과 생각에 개입하는 걸 삼가야 한다.
현재 내 딸이 딱 그 세대를 맞아서 통감한다.
중학교 3학년이 되었을 때, 딸은 일본 고등학교에 가지 않고 미국에서 공부하고 싶다고 했다.
반대할 이유는 하나도 없었다.
분명히 혼자서 진로를 깊이 생각했을 것이다.
딸을 열다섯에 떠나보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지만, 스스로에게 최선의 길을 선택하려고 하니 응원할 수밖에 없었다.
딸은 언제나 자신에게 최선이 선택을 한다.
하지만 자택에서 삼십 분 걸리는 전철 통학도 걱정해서 머리카락이 빠진 나였기에, 미국에서 혼자 살며 공부하겠다고 한 선택에는 큰 각오가 필요했다.
딸의 유학은 나에게 '부모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에 대해 알려 주었다.
딸이 부모로서 성장할 기회를 준 셈이다.
가장 큰 시련은 상대방을 진심으로 신뢰하는 것이다.
열다섯 살짜리 여고생의 선택, 생각을 깊이 신뢰하는 것, 부모라는 존재는 자신이 정한 틀을 자녀에게 어떻게든 적용하고 싶어 한다.
'꼭 이렇게 하길 바란다'는 기대도 있다.
부모의 이기심일 뿐이다.
자식의 고생을 생각하면, 부모의 외로움 등은 아무래도 상관없다.
내 걱정은 내 문제이며, 그런 일로 딸의 인생을 막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순한 일이 사실은 매우 어렵다!
걱정과 외로움, 상실감을 몇 번이고 맛보며 해야 할 일을 그저 할 뿐인 게 현실이다.
자녀가 부모에게서 떠나가는 과정이며, 부모가 반드시 겪는 감정이다.
나도 그렇게 부모에게서 떠났고 자립해 왔다고 생각하면, 어떻게 마주하면 좋은지 알 수 있다.
지나치게 간섭하는 부모가 되지 않기 위해
우리 세대가 되면 크게 두 가지 패턴이 생긴다.
자녀를 떠나보내지 못하는 부모와 빨리 자유로워지고 싶은 부모.
나도 나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자녀가 내 세계 안에 있지 않은가?
자녀의 장래를 나의 자기실현과 겹쳐서 생각하지 않은가?
'부모라는 존재가 우주의 귀중한 생명 묘목을 맡은 것임을 잊으면 안 된다.'
더 이상 내가 해 줄 일은 없다.
자립해 가는 자녀의 인생을 방해하지 않을 뿐이다.
그저 믿고 건강하게 지내 주기를 기원하면 된다.
신뢰야말로 자녀를 향한 가장 큰 지원이며, 언젠가 성인이 될 자녀와 부모의 관계를 이어 줄 것이다.
(7) 노부모와 함께 행복하게 늙는 법 92p
사회복지에서 가장 서둘러 해결해야 할 과제는 간병이다.
제도와 시설 등이 좀 더 정비되면, 우리 몸과 마음과 경제 부담을 얼마나 많이 줄일 수 있을까!
저마다 다른 가정 사정과 가족 관계가 있기에 일괄적으로 재단할 순 없지만, 복지만큼은 안심을 바랄 수 없는 상황이다.
핵가족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혼자 생활하는 고령자가 늘고 있다.
가능하면 자신의 일은 스스로 한다, 자녀에게 최대한 의지하지 않는다, 누구에게도 신경 쓰지 않고 마음대로 생활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을 것이다.
그런가 하면, 혼자서 생활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는 고령자도 많다.
3새대가 함께 살던 예전과 달리, 자녀를 꺼리는 경우도 있다.
같이 생활하기 힘든 점은 이해한다.
나 또한 부모를 간병해 봐서 얼마나 부담스러운지 잘 안다.
자녀에게는 부담을 주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고령의 부모가 지금 어떤 상태에 있는가, 어떤 수준에 있는가,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
지금까지 해 온 일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된다.
부모도 노화와 타협을 지어야 한다.
간병 문제는 저마다 다르고, 놓인 상황도 일괄적으로 생각할 수 없다.
자녀의 성장과 변화를 지켜보듯, 부모의 변화를 놓지지 않는다.
자식으로서는 섭섭하지만, 그것도 인생의 배움이자 묘미라고 생각하자.
몸에 지장이 나타나면 일찌감치 사회복지사나 행정기관 등에 상담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직 제도가 충분히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해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있을지 모른다.
절차에 시간과 수고가 들어 지원을 받는 데 이런저런 제약이 있겠지만, 정작 제도를 모르면 소용없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매우 중요하다.
늙을수록 돈이 많이 드는 시대에 늙는다는 것
특별 양호 노인 홈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이다.
간병이 딸린 아파트, 개호(介護)홈은 매우 비싸다.
여러 가지로 조사해 보고, 무심코 나이 들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노후에 이렇게나 돈이 많이 드는 시대인가 싶어서, 나도 모르게 하늘을 올려다보고 싶어졌다.
이것도 핵가족화, 개인주의화에 따른 결과일까?
노후를 보내는 방법을 선택하는 범위는 넓어졌을지 모르지만, 실제로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이 세상은 돈이 좌우한다.
그렇다고 해도, 그 외에 노부모와 간병하는 가족에게 행복한 방법은 없을까?
어떻게 나이 들 것인지 계획할 수는 있어도 어떻게 늙어가는지, 어떻게 세상을 뜰 것인지 알 수 없다.
비단 노부모에 대한 것뿐만이 아니다.
노부모를 모시는 자식도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다.
간병하기 위해서 일을 그만둔다.
정년 후에는 부모를 돌본다.
간병은 희생이라는 측면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인생의 한 과정으로서 서로가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노후를 목표로 부모가 꿈꾸는 곳을 찾는다.
부모는 이렇게 저렇게 해 달라고 말하기 어렵거나 노화의 공포 때문에 응석부리려고 하지 않는다.
가족 모두에게 최선의 방법을 생각한다.
장수사회가 된 현대는, 평균 수명이 지금보다 짧은 지난 시대와는 모든 면에서 완전히 다르다.
많은 노력이 들더라도, 아무도 죄책감이나 피해의식을 갖지 않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친애하는 아이들에게
나이 든 내가, 지금까지의 나와 다르다고 해도
부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이해해 주렴
내가 옷에 음식을 흘려도
신발 끈 묶는 법을 잊어 버려도
네게 여러 가지를 알려 줬듯 지켜봐 주길 바란다
너와 말할 때 똑같은 얘기를 여러 번 되풀이해도
부디 막지 말고 고개를 끄덕여 줬으면 해
네가 졸라서 거듭 읽어 줬던 그림책의 따뜻한 결말은
늘 똑같아도 내 마음을 평화롭게 해 줬어
슬픈 일은 아니야,
사라져 가는 것처럼 보이는 내 마음에
격려의 눈빛을 보내 줬으면 해
즐거운 한때에 내가 무심코 속옷을 적시거나
목욕하기 싫어할 때는 떠올려 줬으면 해
너를 쫓아다니며 몇 번이고 옷을 갈아입히거나
온갖 이유를 대며 싫어하던 너와 함께
목욕했던 그리운 날을
슬픈 일은 아니아,
먼 길을 떠나기 전 준비를 하는 내게 축복의 기도를 해 줘
머지 않아 치아도 약해지고 삼키지도 못하게 될지 몰라
다리도 쇠약해져서 일어나지도 못하게 되면
네가 연약한 다리로 일어서려고 내게 도움을 청했던 것처럼
비틀거리는 나를 부디 네 손으로 잡아 줬으면 해
내 모습을 보고 슬퍼하거나
스스로가 무력하다고 생각하지 않길 바란다
너를 꼭 안아 줄 힘이 없다는 건 괴롭지만
나를 이해하고 지지해 주는 마음만은 갖고 있길 바라
그것만으로도 분명,
나는 용기가 솟아날 거야
네 인생의 시작에 내가 곁에 있어 준 것처럼
내 인생의 마지막에 조금만 곁에 있어 줘
네가 태어나 내가 받았던 수많은 기쁨과 너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을 갖고 웃는 얼굴로 대답하고 싶어
내 아이들에게,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위의 글은 요시모토 유미 작가님의 오십부터는 우아하게 살아야 한다의 일부이며, 책은 처분 후 시간이 지난 후에도 읽고 싶은 부문만 적은 것입니다.
글에 올리지 않은 부분도 도움되는 내용이 많으니 책을 구입해 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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