背水陣
등 배, 물 수, 진 진
목숨을 걸고 싸움에 임하는 것의 비유.
背水陣은 물을 뒤에 등지고 친 진을 말합니다.
- 배수진을 쳤다 -
라는 말은, 죽을 각오로 마지막 승부에 임하는 것을 말합니다.
임진왜란 때 신입(申砬) 장군이 문경 새재(조령鳥嶺)로 넘어오는 적을 새재에서 막을 생각을 하지 않고 충주에서 배수진을 치고 있다가 여지없이 패해 전사한 이야기는 너무나도 유명합니다.
이 背水陣을 쳐서 최초로 성공한 사람은 한신(韓信)입니다.
이때부터 背水陣이라는 말이 전해지게 되었습니다.
[史記] 회음후열전에 있는 한신이 조나라를 칠 때의 이야기입니다.
한신은 작전을 짜 놓고 부하 장수들에게,
"우리 주력부대는 퇴각을 한다. 그것을 보면 적은 진지를 비우고 우리를 추격해 올 것이다. 그러면 제군들은 재빨리 조나라 진지로 들어가 조나라 기를 뽑아 버리고 한나라의 붉은 기를 세워라."
라고 이른 다음, 부관들에게 가벼운 식사를 시키고 나서는 또,
"오늘 아침은 조나라를 이기고 난 다음 모여서 잘 먹기로 하자(멸차조식滅此朝食) 하고 모든 장수들에게 전하게 했습니다.
장수들은 알았다고 대답만 할 뿐 속으로는 코웃음을 쳤습니다.
한신은 군리(軍吏)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조나라 군사는 유리한 곳을 점령하여 진을 치고 있기 때문에 싸움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적은 우리 쪽 대장기를 보기 전에는 나와 싸우려 하지 않을 것이다."
이리하여 한신은 1만의 군사를 먼저 가게 하여 물을 등지고 이른바 배수진을 치게 했습니다.
조나라 군사들은 이것을 바라보며 병법을 모르는 놈들이라고 크게 비웃었습니다.
날이 밝자, 한신은 대장기를 세우고 산길을 빠져나갔습니다.
조나라 군사는 진문을 열고 나와 맞아 싸웠습니다.
잠시 격전을 계속한 끝에 한신은 거짓 패한 척하며 기를 버리고 강 근처에 배수진을 치고 있는 군사와 합류했습니다.
조나라 군사는 이를 보는 순간, 진지를 텅 비워 두고 앞 다투어 한신의 군사를 쫓았습니다.
그러나 한신이 산속에 매복시켜 놓았던 기마부대가 조나라 기지로 달려가 조나라 기를 뽑고 한나라 기를 세워 두었습니다.
한신을 추격해서 이기지 못하고 돌아오던 조나라 군사는 붉은 기를 바라보는 순간 이미 진지가 적의 수중에 든 줄 알고 당황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한신의 군사가 뒤를 다시 덮치고 들자 앞뒤로 적을 맞은 조나라 군사는 싸울 용기를 잃고 뿔뿔이 흩어져 버렸습니다.
그리하여 대장은 죽고 왕은 포로가 되었습니다.
승리를 축하하는 술자리에서 모든 장수들은 한신에게 물었습니다.
"병법에는 산을 등지고 물을 앞으로 진을 치라고 했는데, 장군께선 물을 등지고 진을 쳐서 이겼습니다. 그리고 조나라를 이기고 나서 아침을 먹자고 하시더니 과연 말대로 되었습니다. 이것은 무슨 전법입니까?"
그러자 한신은 대답했습니다.
"이것은 병법에 있는 것이다. 제군들이 미처 몰랐을 뿐이다. 병법에 -죽을 땅에 빠뜨려 두어야 사는 길이 있다 - 라고 하지 않았는가. 그리고 우리 군사는 아직 오합지졸烏合之卒이다. 이들을 결사적으로 싸우게 하려면 죽을 곳을 뒤에 두지 않으면 안된다."
모든 장수들은 탄복했습니다.
이것이 한신의 背水陣에 관한 이야기 전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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